2010년 7월 30일 금요일

낯술

 

노영석이 누구냐. 난 또, <노동석> 인 줄 알았지. 학부 때, 노동석의 영화를 보고 리포트를 쓴 기억이 있어 이 영화를 보게 됐는데, 감독 프로필을 암만 봐도 <마이 제너레이션>에 관한 얘기가 없다. 검색해 보니, 영 딴 사람이다. 미리 알았다면 안 봤을 거다. 뭐냐 이 영화 - <낯술> 이라니.

 

술과 여자의 공통점, 남자라면 거절할 수 없다니 - 마초 영환가. 그러나 이건 그저 자극적인 광고 카피일 뿐이었다. 영화는 말한다. 때로 거절해야할 여자도 있다고. 때로는 술도 작작 먹어야 한다고. 낯술일 경우엔 더더욱 그러한데, 낯술이 곧 밤술 되고, 와중에 무슨 봉변을 당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그러나 줄거리와는 전연 상관 없이 저 문구는 대체로 옳다. 결국 남자는 본능에 따라 술/여자를 찾아 다닌다. 욕구에 관한 얘기다. 깔끔하거나 아름답거나, 무슨 디테일 따위가 있을 리 없다. 그런 류를 스크린에서 재확인하는 건 낯설고, 웃긴다. 제가 낯술 처마시는 건 낭만이거나, 혹은 무슨 심오한 사정이 있어서라지만, 벌건 대낯에 취해서 돌아다니는 타인은 하나같이 꼴불견이다. 해서 적어도

 

웃긴 영화는 된다. 나도 가끔 저랬을까. 군대서 축구한 얘기만큼 재미없는 스토리도 없다는 데, 낯술 먹고 여자에 관해 - 이별과 미련과 애증에 관해 꼬부라진 혀로 떠듬거리는 것도 그에 못지 않다. 그러니까 이건 낯술을 즐기는 이들에게 반성의 여지를 남긴다 - 라고 굳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왜 이 영화가 포스터에 나붙은 이러저러한 상들을 받았고 그걸 밑천 삼아 관객을 꼬득이는 지 궁금해하다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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