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ver에 81년 리메이크 작에 대한 해설은 있다. <대공황 시기에 미국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투명하게 그리고 있>단다. 리메이크 작품은 <원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인간 심연의 섹슈얼리티와 야수와도 같은 폭력성의 묘사가 일품이라는 평을 받았>다고도 적혔다. 어쩐지!
46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꽤나 길다. 그러나 전개가 무척 빠르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젊은 남자가 알바를 찾아 길가 식당에 들어섰다. 거기엔 어떤 부부가 살고 있다. 젊은 남자가 유부녀와 남몰래 키스하는 데 걸린 시간은 러닝타임 9분을 채 넘기지 못했다. 뭐 이런 막장 드라마가 다 있지? 그러나 점점, 드라마이기 보다 서술에 가까워 진다. 불륜을 꽃피운 그들은 늙은 남자를 죽이려 든다. 계획이 치밀하지 못해서 실패한다. 40년대에 만들어진 구석기 영화는 긴장을 살리는 스킬이 참으로 후달려서 - 그들의 실패 요인이 <엉성한> 방법 때문임을 단박 보여준다. 다음에 또 한번 시도한다. 이번에도 엉성하긴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성공한다. 법정드라마의 태고적 모습을 보여주듯한 장면도 얼마간 이어진다. 젊은 남녀는 결혼한다. 행복한가 싶더니 불화가 찾아온다. 다시 화해한다. 행복한가 싶더니 돌아오는 길에 여자가 차사고로 죽는다. 남자는 사형선고를 받는다. 이 모든 일의 사이사이엔 몇 마디 대사들이 있고 에로틱한 모션들이 있고 폭력과 긴장도 있긴 했으나 - 그저 의도가 그래보인달 뿐, naver에서 말하듯 원작에선 분명한 실체를 찾기 힘들다.
더군다나 평이한 서술로 가득찬 영화에선 공감을 얻기도 용이치 않다. 마치 두꺼운 소설책을 취사선택없이 일장부터 끝장까지 차례로 집어넣은 모양새다. 우여곡절은 차고 넘치지만, 감정의 기복 없이 밋밋하다. 마지막에 사형대를 마주한 젊은 남자는 <두번의 살인이었기 때문에 두번 벨이 울렸다>고 썰을 풀며 죽음 앞에서도 감격에 겨워하는 데, 도무지 뭔 소린지 알아 먹을 수가 없다. 마치 끝물에 제목을 급조하고, 마지막 대사를 여기에 낑궈넣었단 느낌이다. 기회가 된다면 81년작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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