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4일 일요일

스크리머스 (Screamers, 1995) & 스크리머스 2 (Screamers: The Hunting, 2009)


우주의 어느 별에서 지구인 사이에 쌈질이 벌어졌고, 연합군 측은 지능적인 지뢰를 만들었다. 땅속을 누비던 지뢰들은 땅속에 저들의 은신처를 만들고 이래저래 기술적 진보를 이루어 새로운 변종을 탄생시킨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는 건, 참 궁금하고도 적절한 질문일지 모르지만, SF 영화에선 치명적이다. SF영화의 <이면>에선 모든 게 가능하다. 2차 3차의 변종은 인간이다. 땅속에서 굴이나 파던 전기톱이, 갑자기, 거진 <완벽한> 인간의 모양으로 진보한 거다. 다섯명의 인간들은 그래서 서로를 의심한다. 그들 중 누군가의 조상은 전기톱이다. 이 불쾌한 신경전은 괴물(The Thing)을 떠올린다. 눈덮인 황야와 고립된 허허벌판도 마찬가지다. 꽤 오래된 영화라서 CG는 미흡하거나 안쓰럽지만, 여러모로 정감있다. 미흡하거나 안쓰럽거나 혹은 비어버린 공간은 충분히 상상력으로 메워놓을 수 있다. 때문에 이 영화를 보다가 몇번인가 엉뚱하게도 <우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14년 후에 나온 2편은 어떨까.


우선 CG의 힘으로 그들 전기톱은 더이상 전기톱으로 부르기뭣한, 최첨단의 것이 되었다. 행동은 민첩하며, 파괴적인 공격력을 선보인다. 디자인은 심플하면서 부드러워졌고, 톱처럼 거칠고 날카로운 공구는 보이지 않는다. 인체모형으로 치자면 이전의 스크리머 인간은 입을 약간 크게 벌리고 소리를 내지르는 게 전부였다면, 이번엔 포스터에서처럼 한껏 무서워졌다. 조그만 입을 찢고 나온 몇갈래 작대기 끝에는 아기자기한 톱날이 붙어있다. 흉직하냐고, 무섭냐고? 사실 이 잡스런 변종은 에이리언에 갖다대면 양반이다. 한참 뒤늦게나 나온 2편은 그 의도가 충분히 의문스럽다. 몇몇의 등장인물을 전편의 등장인물과 엮어 놓은 점과 CG의 힘을 빌어 그간 스크리머스에게도 많은 발전이 있었단 점을 시사하면서 - 굳이 1편과의 유대를 끈끈이 하려 기를 쓰지만, 그렇게 할 만큼 1편이 재미난 영화였는 지는 동의할 수 없다. 게다가 2편은 빠른 전개와 잡다한 출연진으로 인해 상상의 여지를 없애버렸다. 무엇보다 2편의 이야기는 1편의 재탕이다. 아무런 발전이나 해결이나 전환이나 역전을 찾아볼 수 없고, 매우 유사한 결말로 끝맺고 있다. 문제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과정조차 생략되어 있는데, 왜냐면 1편에 밀착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